공포를 수집하는 아이 지속되는 기억

어렸을 때부터 무언갈 수집하는 걸 좋아했다. 그 중엔 심령 사진도 있었는데, 어릴 때엔 그것이 '진짜'일 거라고 믿었다. 지금보면 어설픈 합성 사진일 뿐이지만 불과 초등학생이었던 나에겐 진짜로 목이 잘린 고등학생이 졸업사진을 찍은 줄 알았고, 나는 홀린듯 그런 사진들을 저장했다. 목이 잘린 고등학생, 하늘에 붕 떠있는 UFO, 희미하게 담긴 유령, 괴담이 얽혀있는 건물들은 은밀하게 나의 폴더에 담겼다. 이런 취미는 유년시절 내내 지속되었는데, 친구들이 순정만화에 열광할 동안 나는 여러 심령 카페에 가입하거나 커뮤니티를 전전하며 공포를 탐닉해갔다. 지금 이 블로그를 개설하게 된 이유도 유년시절의 향수를 느끼고 싶다는 게 가장 크다. 다시 공포를 수집해보고자 한다. 한때 호러왕을 꿈꾸던 초딩의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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