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 A Bloodthirsty Killer, 1965 - 이용민 1960년대 공포영화



*스포일러 포함

제목이 <살인마>여서 살인마를 전면에 내세운 스릴러 영화인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육촌과 시어머니의 계략에 빠져 죽게 된 애자가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 나비에게 복수를 부탁하고, 애자의 죽음에 관계된 사람들이 하나둘 죽거나 아이들이 실종 되는 등의 사건들이 벌어지는 내용이다. 

전반부엔 애자의 복수가 중점이라면 후반부에선 시목이 화가의 편지를 발견하면서 애자의 억울한 사연이 밝혀지는 게 주내용(과거 장면)이다. 이런 구성은 이 영화의 큰 장점이다. 전반부와 후반부가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보통이라면(또는 옛 형식이라면) 먼저 복수장면을 그리는 게 아닌 사연을 먼저 보여줄 텐데. 그래서인지 영화 초반부가 굉장히 요상하게 느껴진다(애자의 흘러내리는 초상화, 미스테리한 택시기사와 화가 등). 애자의 복수가 한창일 때 찔끔찔끔 과거에 대한 힌트가 나오는 점이 재미 포인트. 

시어머니와 혜숙이 악독한 건 말할 것도 없지만, 남편 너무 무능력한 거 아니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어머니 말에 복종하는 마마보이.... 죽은 애자만 불쌍하게 됐다. 

캐릭터들 중에서 가장 독특한 건 역시 보살님. 갑자기 난데없이 식모 구하지 않냐며 집에 들어 앉고(심지어 시목은 "그렇다"며 몇마디 나누지도 않고 바로 일 시킴), 아내 혜숙과 귀신 애자가 싸우는 데 가려는 시목을 말리고, 시목의 아이들을 부처상에 가두고 보호한다. 겁나 쌩뚱맞은데 없으면 허전할 것 같다(광섬 빔 쏴줘야하니까).

아무튼 몇몇 인상적인 장면들이 있었는데, 빈 전람회 건물에서 발견한 애자의 초상화가 흘러내리는 씬, 귀신들이 들판에서 춤을 추는 씬, 거울을 이용한 병원씬, 고양이 연기를 하는 시어머니, 혜숙이 각목으로 귀신(애자) 때리는 씬, 고양이 귀신이 죽는 씬, 그리고.............. 보살님이 광선빔 쏘는 씬. 

(출처:KMDB)


60년대 제작된 영화인만큼 과장된 연기나 어색한 대사가 거슬리기도 하고 유치하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임팩트 있는 장면들이 많다. 전반부의 전개도 상당히 빨라서 몰입도 있게 볼 수 있는데, 그때문인지 후반부는 살~짝 처지는 느낌도 있다. 하지만 한국 공포영화사에서 의미있는 작품인데다 재미도 있으니 한번쯤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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