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넥스트 You're Next, 2011 - 애덤 윈가드 2000년대 공포영화


*스포일러 포함


맙소사. 이런 골때리는 공포영화가 있다니. 여태까지 가슴치며 답답해했던 공포영화 주인공들이 질렸다면 이 영화를 봐도 좋겠다. 과거 아빠를 따라간 생존 캠프에서 배웠던 기술들을 아주 유용하게 써먹는 주인공이 나타났다. 공포영화 캐릭터들의 공식이나 마찬가지였던 '무력함'을 박살내버린다.

남자친구의 초대로 저택에서 그의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보내게 된 에린. 하지만 저녁 식사 중 날아온 화살로 인해 가족의 평화는 깨져버린다. 사람들이 우왕좌왕 소리지르기 바쁠 때 에린은 창과 방문을 모두 닫고 911에 문자 보내기를 시도하는 등 빠릿빠릿하게 움직인다. 초반부터 초인적인 멘탈의 소유자임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얼마나 기다려왔던 주인공인가(적어도 나는 그랬다)! 공포가 다소 줄어들 순 있지만 괜찮다. 주인공이 살인마들을 처단하는 장면을 기다리게 되니깐.

살인마들이 사람을 죽일 때마다 벽에 'You're Next'라고 적으며 공포심을 배가시키지만 결국 허세였을 뿐(그런데 굳이 You're Next라고 적을 건 또 뭐야).... 뭐 저런 여자가 다 있냐며 당황하는 꼴이 우습다. 마냥 영화 내내 통쾌할 것 같지만 심장을 쪼일 땐 쪼여준다. 그리고 죽이는 장면이 때론 과장 되기도 했지만 장면 자체가 원초적으로 다가와서 얼굴을 찡그리게 된다(좋은 뜻). 게다가 믹서기로 머리 갈아버리는 장면은.... 베스트에 꼽히지 않을까. 

그리고 나름의 반전도 있다. <노크>처럼 이유없는 살인인가 싶었지만 더러운 음모가 숨어있었다. 재산 때문에 일가족을 몰살 시켜버린 작은 아들놈, 그의 여자친구.... 그리고 에린의 남자친구 크리스피언까지. 잠시 현장에서 떨어져 있었던 크리스피언은 돈을 나눠가지자고 에린을 회유하려고 하지만 결국 받은건 분노의 칼빵. "왜....?"라고 묻는 크리스피언에게 "안 될 건 뭔데?"하고 눈알에 칼을 꽂아버리는 에린에게선 끝까지 우유부단함을 찾아볼 수가 없다.

에린 캐릭터의 매력 말고도 문 안 열어주는 이웃이나 현관에 매달아 놓은 도끼 같이 나름 뿌리고 거두기도 쏠쏠하게 한다. 정말 깔끔한 엔딩이었지 않나 싶다. 내가 좋아하는 류의 공포영화는 아니지만 나중에 우울할 때 또 꺼내 보고싶은 영화정도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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