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 - 황금가지 공포에 관한 텍스트

*스포일러 포함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은 웹소설 플랫폼 브릿G에서 괜찮은 단편들을 뽑아 황금가지에서 엮어낸 단편공포소설집이다. 총 10명의 작가들의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허수아비], [그네], [완벽한 죽음을 팝니다], [더 도어]는 조금 상투적인 느낌이어서 아쉽다. 약간 <공포특급>에 나올 것 같은 느낌-이건 개인적인 취향이니깐, 뭐. [이화령], [이른 새벽의 울음소리], [고속버스] 또한 새로운 느낌은 없으나 재미있게 읽은 편이다. 일단 [고속버스]는 뻔한 설정안에서 작가의 가독성 쩌는 문장으로 끌고간다.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되어 고속버스 좌석에 앉아있는 느낌이랄까. [증명된 사실]은 이공계 출신인 저자의 '사후세계'에 대한 섬뜩한(그리고 우울한) 답변이다.

내가 가장 재미있게 본 것은 [위탁관리]와 [천장세]. 그 중에서도 [천장세]. 


읽고나면 굉장히 찜찜하다. 그러나 문장만으로 이런 찜찜함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좋은점. 가독성이 굉장히 뛰어나다. 으, 하지만 역시 상상하기도 싫은 장면들이다. 실제로 나한테 일어날 수 있을 것만 같아.


작가의 예전 단편 [돼지가면 놀이]를 굉장히 재미있게 본지라 보기 전부터 기대했던 작품. 그런데 역시나 괴상한 작품이다. 게다가 생각할 거리도 있는 걸. 월월세라느니, 천장세라느니, 이런 걸 어떻게 생각해낸 걸까...? 돈이 없어 화장실에 세를 주고(그런데  신혼부부 세입자가 들어온다!), 신혼부부는 나중에 천장세를 준다. 이거 참, 문장으로 정리가 안 되는 이상한 내용. 그냥 말이 안 된다(화장실에 신혼부부가 어떻게 살아? 천장은 또 어떻고!) 그런데 마음에 든다. 게다가 신박해. 비슷한 설정의 연극도 있는 것 같은데, 이 작품도 연극으로 만들면 굉장히 재밌을 것 같다. 신혼부부 캐릭터나, 천장에 사는 여자나(결국은 본인이지만...), 이토 준지 만화 속 캐릭터들을 떠올리게 했다. 차기작이 자꾸 기대되는 작가.

아무튼 가벼운 마음으로 읽은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 원래 이런 단편집은 내 마음에 드는 한두편만 발견해도 큰 성공이다. 그러니까 난 성공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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