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 정유정 SF/스릴러/미스테리 문학

*스포일러 포함


레퍼런스 삼아서 본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 '세령 마을'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짜임새 있는 세계관이었다. 앞에 지도까지 첨부되어 있는데 묘사를 따라 이미지를 그리다보면 실제 있는 마을처럼 느껴질 정도다. 작가는 세령 마을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인물들간의 복잡한 심리와 사건들을 다룬다. 사실 캐릭터 면에서는 엄청나게 독창적인 인물은 눈에 띄지 않았다. 많은 독자들이 '오영제'를 언급하지만 그 말고는 조금은 평범하다-지금은 전형적인 인물들이다. 

하지만 정유정  작가의 강점은 인물들의 전사를 자세히 설정해 놓고 독자들에게 들려준다는 점이다. 그래서 독자는 인물에 대해 너무나 자세히 알아버린다. 영화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인물들의 디테일한 감정들을 쫓아서 읽기 때문에, 공감은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이해를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다이빙과 댐 설비에 관해 엄청난 자료조사를 했구나가 여실히 보여진다. 예전에 본 정유정 작가의 인터뷰에서 글이 막히면 자료조사를 한다고 했던 것 같다. 아닌가? 그래도 자료조사에 대해 강조한 것은 맞다. 이것은 이야기가 생명력을 갖게 만들어주는 필수 요소다.

소설은 처음부터 사건을 까고 시작한다. 최현수가 12살 난 여자애를 죽이고 호수에 유기, 그의 아빠와 자신의 아내까지 살해한 데다 댐의 수문까지 열어서 저지대에 사는 마을사람들까지 죽게 만들었다. 그리고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이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서원이 어른이 된 후, 자신을 거둬서 키워준-그리고 갑자기 사라진 아저씨(승환)의 소설 원고를 배달 받게 되면서 과거의 진실을 알게 된다는 구성이다.

나름의 반전은 일찍 캐치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계속 읽게 된다. 촘촘하다.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다. 특히 초반부의 흡입력은 대단하다. 그리고 소설의 소재로 삼기 위해 호수에 잠긴 옛 세령 마을에 잠수하여 돌아보던 승환이 세령의 시체가 잠기는 것을 목격하게 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정말 '사라진 아틀란티스'를 탐색하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중후반부 들어서는 속도감이 떨어졌다. 어떻게 흘러갈지 짐작이 되기도 했고, 촘촘한 만큼 많은 양의 묘사 때문에 당연한 것이긴 하다. 책이 가진 명성만큼 흠뻑 빠지진 못했지만, 정유정 작가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그의 인터뷰를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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